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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죄송한데요

1. 책 제목: , 죄송한데요

2. 지은이(저자): 이기준

3. 읽은 기간: 201782~ 2017910

4. 책의 주제와 내용: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잘 풀어낸 산문집이다. 다소 비뚤어진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다가오는 불편함과 이해하기 힘든 요소들을 재미있게 풀어 나간다.

5. 나의 생각, 느낀점:

그래픽 디자이너가 직업이라는 저자는 그의 특출난 창의력과 상상력 때문인지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거슬리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사람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인 것 같다. 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서 일주일에 술은 몇 번 정도 마시냐는 의사의 질문에 일 주 내내 마실 때도 있고 전혀 마시지 않을 때도 있는데 대체 어느 일주일을 말하는 것이냐며 되묻는 행동이 그의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몇몇 극단적인 이야기를 제외하면, 저자가 적어 놓은 말들은 동네 형이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해 주며 신세를 한탄하는 듯 재미있고 현실적이다. 가령, ‘사람 허리 둘레는 구멍 한 칸 단위로 변하는 게 아닌데 왜 허리띠는 핀을 구멍에 꽂는 방식이 대세인지를 지적하거나, ‘3D 영화를 보러 갔는데, 안경 위에 얹는 3D 안경을 주길래 써 봤더니, 동그란 안경에는 맞지 않아 불편했다는 등의 이야기다.

나도 모르는 새 지나쳤던 부조리함이나 소소한 불편함들을 인식시켜주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산문집이다.

6. 인상적인 글귀:

- 저 좀 도와주세요! 눈앞에 햄버거가 있습니다. 높이가 20센티미터쯤 되어 보입니다. 입에 들어가기는커녕 손에 잡히기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이프와 포크가 세팅된 걸 보니 도구를 사용해서 먹으라는 뜻인가 봅니다. 아슬아슬하게 층층이 쌓인 내용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포크로 눌러 압력을 가한 채 나이프로 왕복 운동을? 이등분으로 썰기가 최선일 듯합니다. 내용물이 전부 쏟아져 내려도 괜찮다는 전제 아래에서요. 햄버거의 종주국 사람들은 이런 걸 어떻게 먹을까요? 아무리 덩치가 큰 서양 사람이라 해도 입 크기에 한계가 있을 터, 설마 이런 걸 입가에 소스만 살짝 묻히며 우아하게 먹지는 않겠죠? 게다가 요새는 동양인의 평균 신장도 커서, 별 차이가 없잖아요. 한편으로 생각하면 동양인의 젓가락질에 대응하는 서양인의 칼질 기술이 있을 법도 합니다. 이 단, 삼 단짜리 햄버거는 물론 세로로 세운 김밥조차 단칼에 내려 긋는 비기(秘技)가 전해질지도 모르지요. , 용기를 내기로 합니다. 나라고 왜 못해? 제 능력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햄버거 탑을 허리에서 나누어 머리가 밑으로 가게 뒤집어 내려놓습니다. 반절짜리 탑 두 개가 됩니다. A는 빵 위에 패티와 양파가, B는 빵 위에 양상추와 토마토가 소스에 버무려져 쌓여 있습니다. A를 먼저 한입 크기로 썰어 입에 넣습니다. 최대한 천천히 씹겠다는 의도로 입에 머금기만 한 채 얼른 B를 같은 크기로 썰어 넣습니다. 그래야 한꺼번에 먹는 효과가 나니까요. 두 덩어리를 한입 효과로 먹기 위해 허겁지겁 칼질하는 모습이 그다지 세련되지 않습니다. AB를 동시에 먹는 것이 원래 디자인된 맛이겠지요. 동작이 경박하고 게걸스러워 보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 과정이 중반에 치달으면 맨 밑에 깔린 빵은 소스에 범벅이 돼 짓이긴 밀가루 반죽처럼 보입니다. 하아…… 산란한 풍경에 눈을 감고 싶어집니다. 도중에 눈을 질끈 감는 행위 역시 햄버거 설계에 포함된 과정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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