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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1. 책 제목: 편의점 인간

2. 지은이(저자): 무라타 사야카

3. 읽은 기간: 201758~ 2017517

4. 책의 주제와 내용: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일을 하는 것, 정해진 절차대로 사는 편의점 인간후루쿠라 게이코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약간의 정신적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서른여섯 살이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아닌 일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다른 직업을 가지지 못한 주인공은 새로 들어온 아르바이트생 시라하를 만난다. 야망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하지만 직장이 없고 능력이 부족해 여자를 못 만났고, 그래서 여성 혐오자가 된 시라하는 결혼하지 않은 노총각, 노처녀는 과거 석기시대부터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죄악시되었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결혼은 일종의 계약이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는, 특이한 사람에서 보통 사람이 되는 거라고 말하는 시라하는, 감정이 부족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르고 결혼의 필요성도 이해하지 못하는 게이코와 생각이 통한다고 보아 동거를 하게 된다.

아무 감정이 없으면서도 동거를 시작한 게이코는 주변인들이 본인의 동거 사실을 알자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질문을 보낸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여긴다.

시라하의 제안으로 편의점 직원 일을 그만두고 사무직 면접을 보러 간 게이코는 면접장으로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리고, 그곳에서 기계처럼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이 일할 수 있고 자신에게 맞는 곳은 편의점 뿐이라고 말한다.

 

5. 나의 생각, 느낀점:

우리나라에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편돌이, 편순이라고 부른다. , 일정한 직업으로 쳐주고 인정해주기보다는 얼마 안 하고 그만두거나 언제든지 새로 뽑아 쓸 수 있는 직업으로 생각한다. 이 책을 보니 일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대학생 때부터 서른 중반까지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다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건 당연한 것 같다.

결혼하지 않은 노총각, 노처녀도 마찬가지다. 노총각과 노처녀들은 부모님부터 시작해 친척, 친구, 직장 동료들로부터 끊임없는 질문과 의심들을 받는다.

그 나이가 되도록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나 하고 있는 것이나 그 나이가 되도록 연애도, 결혼도 못 하고 혼자 살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이상한 일이다. 현대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과 틀, 매뉴얼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회인데, 생각해 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그 특징을 가장 잘 지키며 살아가는 직업인 것 같다.

나름 신세대이지만 아직 생각은 구시대적이었던 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각자의 특성과 생각들을 모두 존중해주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6. 인상적인 글귀:

- “자기 인생에 간섭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면서, 그 사람들한테 불평을 안 들으려고 일부러 그런 삶을 택해요?”

- “그래서 깨달았어요. 이 세상은 조몬시대(일본의 석기시대)와 다를 게 없다는 걸. 무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은 삭제되어갑니다. 사냥을 하지 않는 남자, 아이를 낳지 않는 여자. 현대사회니 개인주의니 하면서 무리에 소속되려 하지 않는 인간은 간섭받고 강요당하고, 최종적으로는 무리에서 추방당해요.”

- “편의점에 계속 있으려면 점원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건 간단한 일이에요. 제복을 입고 매뉴얼대로 행동하면 돼요. 세상이 조몬이라면, 조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보통 사람이라는 거죽을 쓰고 그 매뉴얼대로 행동하면 무리에서 쫓겨나지도 않고, 방해자로 취급당하지도 않아요.”

- “밖에 나가면 내 인생은 또 강간당합니다. 남자라면 일을 해라, 결혼해라, 결혼을 했다면 돈을 벌어라, 애를 낳아라. 무리의 노예예요. 평생 일하라고 세상은 명령하죠. 내 불알조차 무리의 소유예요. 성 경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자를 낭비하고 있는 것처럼 취급당한다니까요.”

- 내가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때보다 모두 기뻐하는 것 같고, 다 알고 있다는 투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연애도 섹스도 해본 적이 없고 취직도 한 적이 없는 과거의 나에 대해서는 이따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시라하 씨를 집에 살게 하는 나에 대해서는 미래의 일까지도 훤히 다 내다보인다는 투였다.

- 나는 두 사람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 평소 130엔인 튀김꼬치를 110엔에 할인 판매한다는 것보다 점원과 옛 점원의 가십을 우선한다는 것은, 편의점 점원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둘 다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

- “왜 직장도 없는 백수를 방에 들여놓았느냐, 맞벌이도 좋지만 왜 아르바이트냐, 결혼은 안 할 거냐, 애는 안 낳을 거냐, 제대로 일해라,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라........ 모두가 당신을 간섭하게 될 겁니다.”

- “그건 당신이 너무 이상하기 때문이에요. 서른여섯 살의 독신 편의점 점원, 게다가 아마 처녀일 테고, 날마다 활기차게 소리를 지르고, 건강해 보이는데 취직하려고 애쓰는 기미도 없고........ 당신이 이물질이고 기분이 너무 나쁘니까 아무도 말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뒤에서는 말하고 있었어요. 앞으로는 그걸 직접 대놓고 말할 뿐이죠.”

- 점장의 마음속에서 나는 이제 편의점 점원이기 전에 인간 암컷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 가게의 소리에 잡음이 섞이게 되었다. 모두 같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두 주머니에서 제각기 다른 악기를 꺼내 연주를 시작한 듯한 불쾌한 불협화음이었다.

- 손님들만은 변함없이 가게에 오고, ’점원으로서의 나를 필요로 해준다. 나와 같은 세포라고 여겼던 사람들이 모두 차츰 무리의 수컷과 암컷이 되어가고 있는 불쾌감 속에서 손님들만은 나를 계속 점원으로 있게 해주었다.

- “후루쿠라 씨, 당신은 운이 좋아요. 처녀에다 독신에다 편의점 알바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당신이 내 덕분에 기혼자 사회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당신이 처녀가 아니라고 생각할 테고, 주위에서 보기에 정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게 모든 사람이 가장 기꺼이 받아들이는 당신의 모습이에요. 잘됐어요!”

- 나는 모두의 뇌가 상상하는 보통 사람의 모습이 되어간다. 모두의 축복이 기분 나빴지만, “고맙습니다하고만 말했다.

저녁에 근무하는 젊은 여자들한테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아직 밝았지만, 편의점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보다도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점원이 아닌 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빛나는 하얀 수조 같은 가게에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지하철역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 “몸속에 편의점의 목소리가 흘러들어 와서 멈추질 않아요. 나는 이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태어났어요.”

- “이제 깨달았어요. 나는 인간인 것 이상으로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으로서는 비뚤어져 있어도, 먹고살 수 없어서 결국 길가에 쓰러져 죽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내 모든 세포가 편의점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요.”

- “미쳤군. 그런 생물을 세상은 용납하지 않아. 무리의 규정에 어긋난다고! 모든 사람한테 박해당하고 외로운 인생을 보낼 뿐이야. 그보다 나를 위해 일하는 편이 훨씬 나아. 그래야 다들 안심하고 납득해. 그게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생활방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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