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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

시간

아침에 일어나 틀니를 들고 잠시

어떤 게 아래쪽인지 머뭇거리는 나이가 되면

그때 가서야 알게 될 거야

슬픈 일이지

사랑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 얼마나 달콤한지

그게 얼마나 달콤한지

얼마나 달콤한지

그걸 알게 될 거야

영원히 옳은 말이 없듯이

변하지 않는 사랑도 없다

그 사람이 떠난 것은 어떤 순간이 지나간 것

바람이 이 나무를 지나 저 언덕을 넘어간 것처럼

유치한 동화책은 일찍 던져버릴수록 좋아

그걸 덮고 나서야 세상의 문이 열리니까

아직 읽고 있다면 다 읽을 필요 없어

마지막 줄은 내가 읽어줄게

왕자와 공주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그게 다야

왜 이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시간은 동화 속처럼 뒤엉켜 있단다

시간은 화살처럼 앞으로 달려가거나

차창 밖 풍경처럼 한결같이 뒤로만 가는 게 아니야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고 멈춰 서있기도 한단다

더 늦기 전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모든 눈물이 다 기쁨이고 이별이 다 만남이지

사랑을 위해서 사랑할 필요는 없어

그저 용감하게 발걸음을 떼기만 하면 돼

네가 머뭇거리면 시간도 멈추지

후회할 때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거야

잊지 마라

시간이 거꾸로 간다 해도

그렇게 후회해도

사랑했던 순간이 영원한 보석이라는 것을

-

시간은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지만

언젠간 풀려버릴 태엽이지

시간은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지만

찬란한 한순간의 별빛이지

그냥 날 기억해줘

내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꾸미고 싶지 않아

시간이 만든 대로 있던 모습 그대로

시간은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지만

언젠간 풀려버릴 태엽이지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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